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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WC서 ‘꿈의 기술’ 펼치는 국가대표 스타트업 64곳

Date2024-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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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여 부스 ‘4YFN’ 둘러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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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현지 시각) MWC에 참가한 전 세계 800여 스타트업이 모인 '4YFN' 전시관에서 파란색 상의를 입은 파이온코퍼레이션 직원들이 부스 방문객들에게 AI 기술로 마케팅 영상을 자동 제작하는 자사 설루션 '브이캣'을 설명하고 있다. /창업진흥원


27일(현지 시각) 세계 최대 모바일 박람회 MWC(모바일 월드 콩그레스)가 열리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 비아’ 전시장. 화웨이·에릭슨·삼성전자·도이치텔레콤 등 글로벌 기업들의 대규모 부스를 지나 2층 가장 구석에 있는 홀에 들어서니 1층 전시장과 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회사 이름을 적은 간판 아래 가로 90㎝·세로 30㎝ 정도에 불과한 책상 하나와 의자만 둔 미니 부스 800여 개가 줄지어 들어차 있었다.


이곳은 MWC에 참가하는 세계 각국의 스타트업을 위한 ‘4YFN(4 Years from Now)’관. 말 그대로 4년 후 미래의 성장이 기대되는 스타트업을 한자리에 모아서 전 세계 투자자와 기업 관계자를 만나는 기회를 주는 장소다. 올해 4YFN관에 부스를 차린 한국 스타트업은 총 64곳. MWC가 열리고 있는 스페인(552사)에 이어 국가별로는 둘째로 많다. 한국정보통신기술산업협회(KICTA), SK텔레콤, 창업진흥원, 한국무역협회 등의 지원을 받아 참가한 ‘국가대표’ 스타트업 64사(社)는 행사 나흘간 3.3㎡(1평) 남짓한 공간에서 그동안 갈고닦은 아이디어와 기술력으로 세계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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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시장 두드리는 K 스타트업

 

4YFN관 안쪽에 자리 잡은 ‘파이온코퍼레이션’ 부스에는 관람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직원이 노트북에서 한 립스틱 업체의 제품 정보와 사진이 있는 사이트를 열어 인터넷 주소(URL)를 복사해 붙여 넣자 순식간에 15초 남짓한 립스틱 영상 광고가 만들어졌다. 온라인 쇼핑몰 운영자가 기본적으로 만드는 인터넷 페이지만 있으면 인스타그램 같은 소셜미디어용 마케팅 영상을 손쉽게 만들 수 있다. 파이온코퍼레이션은 지마켓·아모레퍼시픽·롯데온 같은 국내 기업을 고객사로 두고 있고, 미국 월마트와도 협업을 논의 중이다. 정범진 대표는 “MWC 행사 이틀 동안에만 보다폰과 버라이즌을 포함해 100곳 넘는 업체에서 관심을 보였다”며 “마케팅 활동을 하는 업체라면 누구나 필요한 서비스라 해외에서도 충분히 통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의료 스타트업 ‘이모코그’는 치매 전 단계인 경도 인지장애 환자를 위한 디지털 치료 기기 ‘코그테라’를 들고 MWC에 참가했다. 사용자는 “30초 안에 동물 이름을 말하세요” 같은 앱의 지시를 이행하는데, 환자 상태와 훈련 수행 속도 등을 고려해 개인 맞춤형으로 내용을 구성할 수 있다. 이 회사는 지난달 유럽에서 CE-MDR(유럽연합 의료기기 규제) 인증을 획득한 뒤 본격적으로 독일 등 유럽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다. 중앙대 의대 교수 출신으로 2021년 창업한 노유헌 대표는 “독일은 디지털 치료기기에도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돼 관련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AI 기반 더빙 서비스를 제공하는 ‘허드슨에이아이’ 부스에선 영화 ‘포레스트 검프’ 대사가 영어·프랑스어·독일어 등으로 흘러나왔다. AI가 원작 배우의 목소리와 연기를 학습해 자연스러운 더빙 음성을 만들고, 해당 음성에 맞게 화면의 입 모양도 바꿀 수 있다. 신현진 대표는 “유럽은 전 세계 더빙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고, 자막보다 더빙 영상 수요가 더 많은 곳”이라며 “진입이 어려워도 반드시 유럽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는 생각에 MWC에 참가했다”고 말했다.


세계 시장에서 통할 제품 만든다


MWC에 온 스타트업 대부분은 해외로 확장하기 쉬운 서비스나 제품을 만든다. ‘에어스메디컬’은 AI 기술을 활용해 MRI(자기공명영상) 촬영 시간을 기존 30분에서 절반가량으로 줄여주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환자도 편하고 병원 입장에서도 더 많은 환자를 받을 수 있어 이득이다. MRI가 있는 의료기관이라면 어떤 문화나 언어권이든 고객이 될 수 있다. 이혜성 대표는 “6개월 전만 해도 미국 내 고객사가 1곳뿐이었는데, 지금은 70곳으로 늘었다”며 “MWC에서 벌써 스페인 병원 2곳과 계약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했다.


청각보조 앱을 개발하는 ‘엠피웨이브’는 카페나 콘서트장처럼 시끄러운 환경에서도 상대방의 목소리만 선명하게 들리게 하는 기술로 해외 진출을 노리고 있다. 에어팟을 끼고 앱을 켜는 것만으로 보청기를 착용한 것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 기술력을 인정받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에서 혁신상을 받기도 했다. 김창민 부사장은 “난청자를 돕는 앱이지만, 일반인도 얼마든지 이용할 수 있다”며 “화웨이 등 스마트 기기를 만드는 회사에서도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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